cindy24 2019. 8. 23. 07:47

  9. 배신자

 

  “어이, 병신,”

 

  악마의 모습을 한 마법사는, 아직도 주저앉아 공포에 질린 헤머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더니 한손에 그의 머리를 쥐고는 터트려버렸다.

 

  “시킨 대로 움직여줘서 참 고마웠다. 특히 늙은이에게 독을 써준 건 제일 큰 공이었어. 그러니 내가 제일 먼저 죽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마, 아, 벌써 죽었지? 캬캬캬캬.”

 

  악마의 광기어린 웃음소리와 잔인함에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그가 스승님에게 독을 썼다는 사실에 나는 참지 못하고 그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랜트가 그런 나를 온 힘을 다해 막았고, 나는 그랜트의 도움 덕분에 조금 냉정을 되찾았다.

 

  “늙은이가 제일 걸림돌이었는데, 직접 죽여준다니 고마웠지 뭐야, 캬캬캬캬.”

 

  사실 우리 일행의 기둥이 되던 것이 스승님이었다. 그런 스승님이 사라지고 더욱 오합지졸이 되었던 우리 일행이었다. 과연 악마는 야비했다.

 

  “다음은 너다.”

 

  악마는 고개를 돌려 여 마법사를 향했다. 그리고는 손을 튕기자 여자의 몸이 폭발했다. 마법협회 사람들은 그녀가 갈기갈기 찢기며 폭발하자,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치기 바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신녀가 공포에 소리를 질렀다. 신녀의 비명소리에 한껏 인상을 찡그리던 악마는 신녀의 목을 꺾었고, 신녀도 죽음을 맞이했다. 그녀를 동생처럼 생각했던 그랜트가 참지 못하고 악마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악마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정말 쉽네. 쉬워.”

 

  그렇게 말한 악마는 그랜트의 칼을 빼앗아 목을 잘랐다. 그랜트의 머리가 하늘을 날았다. 나는 날아가는 그랜트의 머리를 보고 미친 듯이 악마에게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나에게 의해 악마는 오른쪽 날개가 찢겼다.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내던 악마는 내 뒤쪽으로 날아왔다. 내 뒷편으로 자리한 악마를 차마 피하지 못했고, 악마는 내 팔을 뒤틀어 붙잡고는 말했다.

 

  “네 놈이 제일 의외였지. 게다가 나를 상처 입혀? 늙은이 다음으로 귀찮은 녀석. 이제 끝이다.”

 

  악마의 손이 내 등을 지나 가슴 밖으로 나와 내 심장이 뽑히는 모습을 느리게 바라봤다. 아득해지는 정신 속에서 악마의 웃음소리가 계속 되었다.